보이지 않는 힘 ‘잠수함’

최종수정 2022.09.26 15:53 기사입력 2020.05.18 06:49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 준장 조동진]잠수함은 보이지 않는 은밀성으로 인해 그 존재 자체가 엄청난 위협이 되는 무기체계다. 그래서 잠수함을 비대칭무기 또는 전략무기체계라 분류하기도 한다. 그러나 잠수함을 자체 설계 건조하여 운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3000t급 장보고-Ⅲ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을 지난 2018년 9월, 진수함으로 세계에서 12번째로 잠수함을 독자 설계 건조하는 국가가 됐다. 현재 3000t급 이상의 잠수함을 운용 중인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등 8개국 뿐이다.


도산 안창호함은 지난해 7월 최대 작전심도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현재 시험평가를 진행 중이며, 올 12월 중순 해군에 인도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 1,200톤급 209잠수함인 장보고함을 독일로부터 도입한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8척을 건조해 총 9척을 운용 중이고, 2007년부터는 1800t급 214잠수함인 손원일급을 독일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아 9척을 국내조선소에서 건조하여 운용 중이다.


반면 장보고-Ⅲ 도산안창호함은 순수 국내 설계기술로 건조한 3000t급 잠수함으로서 전투·소나체계 등 주요 핵심장비 대부분을 국산화했고, 국산화율은 76%에 이른다. 선진국에 비해 100여 년 늦게 잠수함 건조사업을 시작했지만 짧은 기간 내 독자적 설계 건조능력을 확보했고 향후 진화적 개발을 통해 국산화율을 높여 나갈 것이다.


장보고-Ⅲ 잠수함을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 건조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했고, 잠수함 선진국 등에서도 한국이 독자적으로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을 까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도산안창호함은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수 및 최대작전심도 잠항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12월에 해군에 인도하면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잠수함 설계 건조능력을 다시 보게 될 것이며, 세계 디젤 잠수함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현재 도산안창호함은 시험평가를 100% 완료하기 위해 방사청, 해군, 기품원, 국과연, 대우조선해양 등 유관기관들이 합심하여 노력하고 있다. ‘100번 잠항하면 100번 부상한다’라는 잠수함 부대 안전구호처럼 장보고-Ⅲ 잠수함 사업의 ‘100% 부상(성공)’을 확신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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