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올해부터 나오는 괴물 미사일… 개발 역사는

최종수정 2024.01.01 08:00 기사입력 2024.01.01 08:00

미국 몰래 개발한 첫 탄도미사일 ‘백곰’

내년부터 우리 군의 ‘괴물 미사일’들이 본격 생산된다. 우리나라가 첫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지 40여년 만이다. 이들 미사일은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손꼽힌다. 3축 체계는 한국군의 북한 핵·미사일 대응 전략으로 △킬 체인(유사시 선제타격)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을 가리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리 군이 보유한 첫 국산 탄도미사일은 ‘백곰’(NHK-1)이다. ‘백곰’은 미국제 지대공미사일 MIM-14 ‘나이키 허큘리스’(NH)를 역설계해 만든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측에선 그 개발 사실을 몰랐다. ‘백곰’은 1978년 9월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지만, 실전배치에까진 이르지 못했다. 1979년 10월 박 전 대통령 사망 뒤 전두환 정권이 출범하면서 백곰 사업을 백지화했기 때문이다.


사업이 다시 시작된 계기는 ‘아웅산 묘소 폭파 테러’ 사건이다. 1983년 10월 북한 공작원에 의해 테러가 발생하자 전두환 정권은 국산 미사일 개발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이때 탄생한 미사일이 ‘현무-1’이다.

아웅산 폭파 테러에 현무-1 탄도미사일 탄생

‘현무-1’과 백곰은 사거리(180㎞)와 탄두중량(500㎏)이 비슷하다. ‘현무-1’는 1987년 실전 배치됐다가 후속 기종 ‘현무-2A’ 개발되면서 퇴역했다. ‘현무-2A’는 사거리 300㎞·탄두중량 500㎏으로 현재도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전략 탄도미사일 가운데 하나다. 2001년 한미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사거리 제한이 완화(100㎞→300㎞)된 뒤 2008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현무-2A’의 명중률을 높인 ‘현무-2B’가 2009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우리 군의 미사일이 발전을 이룬 것은 2012년이다. 한미미사일지침이 2차례 개정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1월 한국이 최대 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인 미사일을 개발·보유할 수 있게 지침이 1차 개정됐다. 이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10월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800㎞로 늘리는 2차 개정이 이뤄졌다.


개정된 한미미사일지침은 이른바 ‘트레이드오프’ 방식이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800㎞일 땐 탄두 중량을 500㎏으로, 500㎞일 땐 1t으로, 또 300㎞일 땐 2t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지침을 토대로 2015년 6월엔 사거리 800㎞·탄두 중량 500㎏의 ‘현무-2C’가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미미사일지침도 2차례 더 개정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두 차례의 개정이 이뤄졌다. 지난 2017년 11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800㎞로 하되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내용의 3차 개정이 이뤄졌고, 지난해 7월에는 4차 개정을 통해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사일 지침이 해제되면서 우리 군의 미사일 주권도 온전히 회복된다. 미사일 지침 해제로 지난해에는 사거리 800㎞·탄두 중량 2t의 ‘현무-4’ 개발이 시작됐다.


현무 미사일-4·5는 올해 양산을 앞두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방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초정밀·고위력 미사일의 시험은 성공적이었고 계획 일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현무 미사일 첫 발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미미사일지침 개정에 올해 괴물 미사일 생산

지난해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공개된 현무-4 탄도미사일은 국내 방산기업과 이미 생산계약을 맺었다. 현무-4는 현무-2를 개량한 신형 탄도미사일로 ‘현무-4-1’은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4-2’는 함대지 탄도미사일, ‘현무-4-4’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로 알려졌다. 현무-5는 탄두 중량만 8∼9t, 총중량은 36t에 달하는 ‘괴물 미사일’로 알려졌다. 지하 100m보다 깊은 갱도나 벙커 등 표적을 파괴할 수 있다. 핵무기가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핵무기와 비슷한 파괴력을 낼 수 있게 설계된 고중량 미사일이다. 현무-5 양산계약이 체결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공장에서 연간 최대 70여발을 생산할 수 있다. 군은 미사일사령부 예하 1200대대 등에 최대 200여발을 배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이달 12일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Ⅰ) 최종 시험발사를 할 예정이다. KTSSM-Ⅰ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전 이후 북한이 지하 갱도에 구축한 장사정포 진지를 파괴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최종 시험발사를 통해 궤도, 사거리 등이 검증되면 양산이 시작된다. KTSSM-Ⅱ의 개발 시점도 앞당겨졌다. 오는 2034년에서 2030년으로 단축한다. ‘KTSSM-Ⅰ’는 고정 진지에서 운용하지만, ‘KTSSM-Ⅱ’는 다연장로켓(MLRS)의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에서 운용한다. 기동성과 은닉성이 좋아 장병들의 생존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사거리도 길다. KTSSM-Ⅰ(180㎞)의 두 배인 300㎞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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