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규모 유지… 대북용인가? 견제용인가?[양낙규의 Defence Club]

최종수정 2024.02.23 10:04 기사입력 2023.12.09 07:00

미의회 상·하원 내년 국방수권법안 공개
주한미군 규모 2만 8500명규모 유지키로

미국이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대북 억제력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미국이 한반도를 주변국 견제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의회 상·하원은 ‘2024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상·하원 단일 안’을 공개했다. 내년도 미국의 국방 관련 예산을 담은 단일 안으로 주요 내용은 주한미군 약 2만8500명의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고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활용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핵·재래식·미사일 방어 능력 등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해 억제력을 제공하는 정책을 말한다. 워싱턴선언 관련 문구는 지난 7월 의결된 하원 안에 처음 들어갔지만 상원산에는 없었으나 이번 상·하원 단일 안에 포함됐다.


▲주한미군은 유사시 주변국 파견 가능한가= 주한미군의 핵심 목표는 한반도에 상주하면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차원에서 중국 등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우선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한미군 한반도 주변국과 연이어 연합훈련

7월에는 경기도 오산에 주둔한 미 7공군 예하 전투기 부대가 베트남으로 건너가 해상차단작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달 6일에는 싱가포르의 파야레바르 공군기지에서 싱가포르 공군과 양자연합훈련인 ‘코만도 슬링(Commando Sling)’을 전개했다. 훈련에는 미 7공군 제51전투비행단의 F-16 ‘파이팅 팰컨’ 전투기 6대와 조종사, 그리고 제36전투비행대대 소속 정비사 90명이 동원됐다.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한국군과 연합훈련을 하는 건 일상적이지만 한반도를 벗어나 제3국에서 실시되는 연합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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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주변국이 분쟁에 휘말리면 곧바로 파견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법적 근거도 있다. 주한미군의 명령체계 1순위는 미국 대통령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무력 사용권(AUMF)이 통과되면서 대통령이 단독 군사작전 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외교당국도 2006년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도 합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2010년 2월에 발표한 ‘4개년 국방정책 검토보고서(QDR)’에서 "주한미군의 복무 여건이 정상화되면 여력이 있는 병력을 해외에 파견하겠다"고 적시했다. QDR은 미국 국방정책의 미래 설계도 격으로 주한미군을 주변국에 신속기동군으로 보내겠다는 법적 근거를 만든 셈이다.


주한미군 명령체계 1순위 미 대통령이 결정

일각에서는 미군이 유사시에 한반도 밖에서 군사 활동을 할 경우 한반도는 발진기지 또는 후방지원기지로 활용돼 한국이 자칫 국제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만약 미·중 갈등의 화약고인 대만해협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주한미군 전력이 대만 인근으로 이동하고, 북한은 미국의 대한(對韓) 안보 공약이 약화할 것이라 오판해 군사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올해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을 지속해서 유지’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만큼, 주한미군의 한국 방어 의지는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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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미 전략무기도 파견용인가= 군 당국은 올해 들어 총 9차례에 걸쳐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 연합공중훈련 실시해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공고히 했다는 입장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 군은 올해 한반도와 그 주변 상공에서 핵무장이 가능한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참가한 연합공중훈련을 현재까지 총 5차례 실시했다. 올해 처음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것은 3월 6일이다. 이어 북한이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공개하자 그 대응 차원에서 4월 5일 다시 우리나라로 날아왔다.


대북 억제력 차원 미 전략무기 한반도 투입 잦아져

B-52H는 북한이 4월 13일과 7월 13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실시한 다음 날에도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고, 6월 30일에도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수행했다. 이어 10월에는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 상공에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개막식 축하 비행을 한 뒤 사상 처음으로 우리 공군기지(청주기지)에 착륙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달 22일엔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우리나라와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자위대 전력까지 참가한 한미일 3국 간 공중훈련이 처음 실시됐다.


이외에도 핵 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 ‘미시건’과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 ‘로널드 레이건’이 1차례씩 우리나라를 다녀갔고, 미군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 또한 1차례씩 전개했다. 미 공군이 운용하는 다른 전략폭격기 B-1B는 5차례에 걸쳐 한반도 상공에 전개돼 한미연합 공중훈련을 수행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내년 미 대통령선거 이후 미국의 확장억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워싱턴 선언의 이행을 준비 중"이라며 “주한미군의 핵심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한미가 다양한 훈련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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