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매의 눈 ‘소나’ … 이제 우리 손으로

최종수정 2022.04.05 07:56 기사입력 2022.04.05 07:56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함인 통영함이 현장에 투입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적의 위치와 거리를 알아내는 소나(SONAR)가 장착돼 있어야 했지만 물고기떼를 탐색하는 민간어선용 음탐기가 장착됐기 때문이다. 민간어선용 음탐기를 군에 납품한 업자는 지난 2016년 기뢰를 탐색하는 소해함에도 부실 장비를 납품하기도 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소나가 없다보니 무기중개상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셈이다. 국내 처음으로 소나를 개발한 소나테크를 지난달 28일 찾았다.


부산시 남구에 위치한 황령산 산기슭을 올라가니 4층건물에 눈에 들어왔다. 마치 대학교 연구동 같은 건물 안에 들어가자 함정에서 사용하는 창문이 인상적이었다. 그 사이로 연구진들이 연구에 한창이었다.


박승수 소나테크 사장은 "이곳이 국내 기술로 첫 개발한 수중탐색음색기(소나)가 만들어 지는 곳"이라며 기자를 브리핑실로 이끌었다.


수중탐색음색기는 함정에 장착된 소나를 바다에 빠뜨려 끌고 다니며 탐색하는 예인형과 함정에 장착하는 선체부착형으로 나눈다. 예인형은 바닷속 작은 물체를 탐색할때 사용하며 선체부착형은 원거리에서 잠수함 같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탐색할 때 사용한다.


예인형 수중탐색음색기가 촬영한 샘플영상을 보니 마치 입체초음파로 임산부 뱃속을 들여다 보듯 노란색 바탕에 알 수 없는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침몰선박, 익사자, 해저지형 등 다양한 물체와 환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영상속에 잠수함은 실제 우리 해군의 잠수함이 잠항하는 순간을 찾아낸 영상이었다. 대형 수중탐색음탐기의 경우 1.4㎞까지 탐색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박 사장은 "최근에서는 해상도가 10배 가량 뛰어나고 3㎝ 물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소나를 개발해 지상에서 사용하는 레이더 못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중탐색음색기와 함께 장착해야 하는 장비가 바로 수중온도측정장치다. 수중탐색음색기는 음파를 쏴 돌아오는 음파로 거리를 측정하게 된다. 하지만 바닷속 온도에 따라 음파의 속도가 달라져 거리측정에 오차가 생긴다. 이 때문에 수중온도측정장치를 함께 장착해 수심별 온도를 체크해가며 정확한 거리를 계산한다. 이 장비 또한 소타테크에서 국내기술로 첫 개발했다.


최근 소나테크는 무인수사정이나 무인잠수함에 장착하는 통합소나모듈도 개발했다. 수중탐색음색기의 기능은 물론 수중카메라 등을 모두 하나로 묶은 통합장치로 소형화가 핵심기술이다. 일반 수중탐색음색기의 절반 크기에 불과해 탐지거리 등 기능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지만 전방물체를 탐지하고 회피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해군의 잠수함킬러 라고 불리는 P-3C 해상초계기는 ‘소노부이’를 사용한다. 수중탐색음색기의 한 종류인 소노부이를 바닷 속으로 쏴 잠수함을 찾는다. P-3C 해상초계기는 먼 거리에 잠수함을 탐색할 때 출동한다. 소노부이는 그동안 미국이나 영국에서 개발해 모두 수입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우리 군도 국산 소노부이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소노부이는 해외도입때보다 가격이 70%수준이지만 성능은 오히려 뛰어나다.


박 사장은 차세대 장비를 보여주겠다며 기자를 건물 안쪽으로 이끌었다. 내부에는 가로 18m, 세로 8m에 달하는 수조실험실이 있었다. 육안으로는 물의 깊이가 1m도 되지 않는 듯 했다. 마치 수영장 같았다. 하지만 깊이만 10m에 달해 모든 장비의 자체 실험이 가능했다.


박 사장은 카메라가 장착돼 있는 헬멧을 보여줬다. 잠수사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바닷속에 서 전방환경을 훤히 볼 수 있는 소나였다. 카메라는 렌즈없이 앞이 막혀 마치 고글 같았지만 헬멧을 보니 신세계가 눈에 들어왔다. 레이더를 들여다보듯 전방거리, 수심, 온도, 다이빙시간, 다이버의 위치가 모두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빅데이터를 통해 암흑같은 바닷속에 있을 전방물체의 정체도 파악하기 쉬웠다.


박 사장은 "소나 국산화 개발은 누군가는 꼭 해내야만 했던 것"이라며 "어두웠던 방산중소기업들의 수출시장에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해내겠다"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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