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 기고]세계에서 가장 비싼 구축함은

최종수정 2022.09.26 15:19 기사입력 2021.06.26 11:00



[김대영 군사평론가] 지난해 4월 24일(현지시간) 미 해군에 전력화된 DDG-1000 줌왈트(Zumwalt)함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구축함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척당 가격은 진수식이 거행되었던 2014년의 환율로 환산했을 때 5조원을 훌쩍 넘었다. 비슷한 금액 때의 군함으로는 프랑스 해군이 운용중인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함이 꼽힌다.


높은 가격과 함께 크기 면에서도 현존하는 구축함 가운데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전장은 186m, 전폭은 24.6m 그리고 배 자체의 무게를 나타내는 배수량의 경우 15995톤(t)에 달한다. 줌왈트함 다음으로 큰 구축함은 중국해군의 055형 구축함이 꼽힌다. 줌왈트함은 미 해군의 21세기 구축함 건함계획인 'DD-21'에서 시작했다. 이후 DD-21은 이름을 DD(X)로 바꿨다.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된 DD(X)는 애초 32척이 건조될 예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24척으로 감소되었고 막대한 개발비로 인해 7척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하지만 예산이 다시 발목을 잡았으면서 결국 3척만 건조하기로 한다. 줌왈트함은 최초 함포를 이용한 지상화력지원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990년대 초반 미 해군이 운용하던 4척의 아이오와급 전함이 냉전 종식과 함께 퇴역하게 된다. 16인치(406mm) 함포 9문을 갖춘 아이오와급 전함은 제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 그리고 베트남전과 걸프전에서 활약했다. 특이하게도 6.25 전쟁 이후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베트남전 당시 일부 함정은 현역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그러다 1984년 당시 레이건 미 행정부가 추진한 600척 함대구상에 따라 4척의 아이오와 전함은 업그레이드를 거친 후 다시 현역에서 활동하게 된다. 아이오와급 전함이 퇴역했다가 다시 현역으로 복귀한 배경에는 16인치 함포가 있었다. 최대 사거리가 38km에 달하는 16인치 함포는 실제 전쟁에서 가공할만한 위력을 자랑했다. 이 때문에 아이오와급 전함의 지원을 많이 받았던 미 해병대가 퇴역을 아쉬워했다는 얘기가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비록 아이오와급 전함에 달린 함포보다 크기는 작지만 줌왈트함에는 155mm 62구경의 함포 2문이 장착되었다.


AGS(Advanced Gun System) 즉 선진형함포체계로 알려진 줌왈트함의 함포는 분당 최대 10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 이밖에 정밀유도포탄인 LRLAP(Long Range Land Attack Projectile)을 사용하면 150km 떨어진 지상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줌왈트함에 장착된 80개의 수직발사관에는 사거리 1000km 이상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수십 여기가 장착된다. 또한 대공 무장으로는 SM-2와 ESSM 함대공 미사일을 사용한다. 줌왈트함은 강력한 화력과 함께 고도의 생존성을 자랑한다. 개발 때부터 스텔스 성능 즉 레이더에 대한 은폐성능을 강화해,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레이더 상에는 작은 고깃배 정도로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줌왈트함은 통합전기추진체계를 사용해 방사되는 소음도 매우 적다. 이밖에 에이사 방식의 레이더인 스파이-3를 사용하고 있으며, 구축함 가격에 맞먹는 미 해군 최초의 이중 주파수 방식의 최첨단 소나 AN/SQQ-90를 장착하고 있다. 줌왈트함외에 자매함인 마이클 몬수어와 린든 B. 존슨이 향후 미 해군에 전력화 될 예정이다. 줌왈트함은 향후 미 해군 7함대에 배치될 예정이며, 모항으로는 일본 사세보가 거론되고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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