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전작권 전환·주한미군 재배치… 바이든의 선택은

최종수정 2021.01.18 11:00 기사입력 2021.01.18 11:00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북미·남북관계의 향방을 결정지을 변수의 중심에는 한미 군사훈련 등 한미 군사동맹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전략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며 어떤 강온 전략을 펼칠 것인지가 한반도 안보 지형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뀐 데다 막판에 탄핵까지 추진될 정도로 신·구 정권의 충돌이 심각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바이든 행정부에 승계될 것은 확실하다. 이 큰 틀 안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주한미군 재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한미연합훈련 일정 등 새판짜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사실상 이미 예고된 사안이다. 미국이 추진하는 전략적 유연성은 ‘역동적인 전력전개(DFE)’ 개념에 따른 것이다.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을 유연성에 따라 본토와 파병을 순환시킨다는 개념이다. DFE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4년 내놓은 ‘지구적 군사태세 변혁(GDPR)’ 개념을 발전시킨 것이다. 유럽 등 전방배치 군사력을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고, 미 본토에 있는 전력의 순환배치 및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세계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첫 작업으로 독일 주둔 미군 가운데 5600명을 유럽 다른 지역에 재배치하고, 6400명을 미국으로 복귀시키는 등 약 1만2000명을 감축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한미가 지난해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라는 문구를 지운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지금까지 동맹관계 강화를 공약해왔지만 대중국 압박·견제 차원에서 주한미군 병력 일부를 역내 다른 지역으로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강조되고 있는 DFE 개념이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군사 전략에 투영될 가능성이 예상된다"며 "미 군사력의 역동적 운용이 한미동맹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주한미군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올해 독일에 주둔한 다연장 로켓부대가 러시아와 가까운 에스토니아로 이동해 첫 실사격 훈련을 하는 등 미군 전력의 운영은 더 압박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주한미군 역시 전략적 유연성 운영 가능성이 높은 부대이기 때문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위협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도 절차와 과정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문재인 정부 내 전작권을 전환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북한의 도발이라는 변수도 남아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연합훈련 일정은 다시 불투명해질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한미는 협의를 통해 연합훈련의 규모를 축소시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미측이 훈련 규모가 작아 전작권 전환 검증평가를 할 수 없었다며 전작권 전환에 거부감을 나타낼 부작용도 생긴다.


미국 정권 교체 시점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에도 판은 달라질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개발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만약 북한이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를 향한 압박 차원에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무력시위를 한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하고 집권 초기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려면 한미연합훈련을 해야 하는데 북한이 이를 빌미로 올해 상반기 중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한미는 전작권 전환이냐, 도발 방지냐 하는 딜레마 속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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