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바이든 당선인, 사드 성능개량 요구할까

최종수정 2020.11.14 19:00 기사입력 2020.11.14 19:00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경북 성주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성능개량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경북 성주에 배치한 사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 문제를 들며 비판적 태도를 보이거나 무관심했다.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기 때문에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존 힐 미국 미사일방어국장은 지난 5월 미 국방부 2021회계연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사드 발사대와 포대를 분리할 수 있다면 한반도에 많은 유연성을 주게 될 것"이라며 "포대를 더 뒤로 놓을 수 있고, 레이더를 뒤로 옮길 수 있으며 발사대를 앞에 놓거나 추가 발사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발사대와 레이더, 지휘통제소 등으로 구성된 사드 포대에서 발사대를 떼어 내거나 별도의 발사대를 국내에 들여와 현재 경북 성주 기지뿐 아니라 사드 방어망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수도권 등에도 배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주한미군 기지 곳곳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레이더를 사드 발사대와 연결해 수도권 방어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전인 2017년 4월말 사드 발사대 2기와 관련 장비를 들여와 배치했다. 보고 누락 논란 속에 문 대통령 취임 후인 같은 해 9월 발사대 4기가 추가 배치됐다. 사드를 둘러싼 국내 갈등과 중국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았지만 같은 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사드 배치는 기정사실화됐고 이후부터 임시 배치, 작전 운용 상태가 유지돼왔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연구원 월간지 3월호에 기고한 '사드 성능개량 계획과 안보적 함의'란 글에 따르면 미국은 한반도 미사일 방어 역량 통합을 위해 사드 발사 체계를 근거리 유선형에서 원거리 무선형으로 바꾼다. 현재는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유선 지휘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발사대와 사격통제소 간 거리가 가까워야 한다. 미군은 거리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원격 무선조종 방식으로 바꾸려 하는 것이다.


이후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사에 사드 레이더를 활용한다. 현재 패트리어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100㎞에 그치지만 사드 레이더는 탐지 범위가 넓다. AN/TPY-2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가 1800~2000㎞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체계가 사드 레이더를 활용하면 조기에 적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를 마치면 패트리어트 미사일 체계와 사드 체계를 아예 통합 운영할 수 있다. 2개 미사일 체계가 통합되면 날아오는 미사일을 종말 단계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8월 태평양 마셜제도 인근에서 레이더와 이동식 발사 차량, 작전통제소를 서로 다른 지역에 배치한 뒤 원격 조종을 통해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을 시험했다. 올해 4분기와 내년에도 사드 원격 발사 시험이 예정돼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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