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se Club]주한미군 감축설- ④실행 VS 못한다

최종수정 2020.07.25 21:00 기사입력 2020.07.25 21:00

▲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에 참여한 미군 병사들 ▲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에 참여한 미군 병사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우리 국방부는 주한미군 감축설에 대해 "한미는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아직까지 논의를 한 바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수준인 주한미군 2만 8500명 이하로 줄이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미국의 국방수권법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해 미 의회가 결의한 국방수권법을 빠져나갈 예외규정을 활용할 수 있다. 예외규정은 미국과 동맹의 국가안보에 맞고, 동맹국과 협의했다는 것을 국방장관이 증명만 하면 된다. 동맹국인 한국과 협의하는 과정을 통해 압박을 최고조로 높이다가 결정적 순간에 일방적 통보를 할 수도 있다.


현실적인 주한미군 감축 카드로는 미 육군 제1사단 제2기갑여단 전투단의 후발부대를 배치하지 않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 2월 전남 광양항을 통해 우리나라에 배치된 2기갑여단은 9개월간 근무를 마치고 올해 연말 미국 텍사스주 포트 후드(Fort Food)로 복귀해야 된다. 9개월마다 돌아오는 순환배치를 중단할 경우 추가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감축카드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전략적 유연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주한미군의 전략무기를 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U-2 정찰기, RC-7B정찰기, F-16C/D 24대, A-10 등을 보유한 오산 미공군기지의 공군사령부 미7공군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 현실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입장을 철회하고 지난달 주독미군 3만 4500명 중 9500명을 철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방위비분담금 협상 카드로 앞세워 한국을 압박하면서 미국 대선의 선거용 이슈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외위험지역에서 근무하는 미군들을 본토로 복귀시키는 명분과 무임승차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 액수를 높여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선거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 국방부는 주한미군 감축설에 대해 "한미는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아직까지 논의를 한 바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수준인 주한미군 2만 8500명 이하로 줄이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미국의 국방수권법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독일 주둔 미군의 철수와 감축을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한 7400억 달러(악885조원) 규모의 국방 수권법(NDAA,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을 23일(미 동부시간) 통과시켰다. 하원 법안에는 군 수뇌부가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국방부장관이 증명하지 않는 한 독일이나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미군의 감축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로써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한 논란을 상당히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국내 전문가의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 병력보다는 공군과 해군 전력만 유동성을 갖고 움직일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중국은 2025년 이후엔 미국 함정의 제1도련선(필리핀-대만-오키나와-일본 남부를 잇는 선) 진입을 막기로 했다. 중국과 제1도련선 사이의 바다는 누구든 자유 항행이 가능한 공해(公海)이지만 중국이 자국의 내해처럼 행동하는 셈이다. 중국은 반접근거부(A2AD: Anti-Access Area Denial) 전략도 이 일환이다. 중국은 미 해군이 제1도련선에 진입하는 '반접근(A2)'단계에서 접근을 막고 진입 이후 '거부(AD)'단계에선 미사일로 미 함정을 격파한다고 공헌하고 있다.


러시아도 문제다. 미국과 러시아는 '중거리핵전력 조약'(INF)도 파기했다. INF는 사거리가 500∼5500㎞인 중ㆍ단거리 미사일의 개발, 배치를 전면 금지한 조약으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서명했다. 남은 협약은 '뉴스타트' (New START) 협정뿐이다. 뉴스타트 협정은 내년 2월에 만료된다.


이 조약은 2010년 4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이 서명하고 이듬해 2월 발효했다.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등 운반수단을 700기 이하로 줄이는 내용이다. 하지만 미국이 앞서 일방적으로 파기한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에 이어 뉴스타트까지 종료되면 양국 간 핵 통제 협정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미군은 주한미군의 긴급 순환배치를 고민할 수 있지만 지상군은 배치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현실화되기 어렵다"며 "다만 미군의 새로운 순환배치 개념을 방위비 인상과 연계한 압박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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