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이란 공격으로 본 '남북 공격 무인기' 수준은

최종수정 2020.01.22 16:35 기사입력 2020.01.06 07:47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남북이 보유한 무인공격기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제거하는 데 무인공격기(드론) MQ-9 리퍼(Reaper)를 동원하면서 실전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MQ-9 리퍼는 '하늘의 암살자' 또는 '헌터-킬러'(Hunter-killer)로 불리는 이유다.


6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도로에 있는 솔레이마니 차량을 MQ-9 리퍼로 공격했다. 미군은 통신 감청, 첩보 위성 등 미국의 정찰 수단을 총동원해 솔레이마니 동선을 확인했고 정찰 수단으로 수집한 정보를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미국 본토에 있는 지상 드론 작전통제부에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드론 조종사들이 원격 조정하며 표적을 정밀 추적해 타격했을 것으로 보인다.


드론 공격은 이미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공격을 받으면서 현실화 됐다. 당시 드론 10대 공격으로 하루 처리량이 700만 배럴로 사우디 전체 산유량의 70%에 달하는 시설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무인공격기의 경우 표적 식별과 식별된 표적을 즉시 공격할 수 있는 각종 미사일과 폭탄을 탑재하고 있어 '드론전쟁' 시대를 얼였다는 평가다.


솔레이마니 제거에 동원된 MQ-9 리퍼는 90여대가 실전 배치됐다.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14발 또는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4발, GBU-12 레이저유도폭탄 2발 등을 탑재할 수 있다. AIM-92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도 운용한다. 완전 무장해도 14시간을 체공할 수 있다. 무장 탑재 능력이나 최대 항속거리 모두 MQ-1 프레데터 두 배에 달한다. MQ-9 리퍼는 퇴역하는 MQ-1을 대체하는 드론이다. 길이 11m, 날개폭 20m, 최대이륙중량 4760㎏, 최고속도 482㎞/h이며, 항속거리는 5926㎞에 이른다.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 처음 배치했다.


북한도 이미 무인기를 1000여대 이상 보유하고 있고 자폭형 무인공격기를 100여대 가량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2014년 북한의 비행체추락과 관련해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하면서 "북한은 무인기를 1000여 대 이상 보유하고 있고, 특히 작년 3월 공개된 자폭형 무인타격기를 100여대 가량 실전 배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보고내용에는 최근 추락한 3대의 무인기에 장착된 인공위성위치정보(GPS) 코드에 입력된 복귀 좌표 해독 결과를 보고했다. 무인기의 복귀 좌표 해독이 끝나면 정확한 이륙 지역이 나온다. 국방부는 무인기 중앙합동조사를 통해 소형 무인항공기는 군사분계선(MDL)에서 15∼20㎞ 떨어진 북한군 전방부대에서 날려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무인공격기는 2013년 조선중앙통신이 관련사진이 게재되면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북한이 개발한 무인공격기는 미국의 레이시온社가 지난 1980년대에 개발해 1987년부터 전방에 배치한 MQM-107 스트리커(Streaker)의 복사판으로 추정되고 있다. MQM-107 스트리커 는 길이 5.5m, 날개 길이 3m, 최대속력 925㎞/h로 상승 고도는 1만2190m에 이른다. 추진기관은 제트 엔진이다.


북한은 시리아로 추정되는 중동국가에서 도입한 고속표적기에 고폭탄을 장착해 수차례 시험을 했으나 아직은 완성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정보당국은 분석해왔다. 해도 지역에 주둔한 4군단 소속 각군 부대에 배치해 서북도서의 우리 군부대를 겨냥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시리아를 통해 미국산 무인표적기를 여러 대 구매했고 이를 토대로 무인공격기를 개발했다. 기체에 소형 폭탄을 장착해 최대 250km 떨어진 목표물에 자폭 공격을 하는 형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유사시 1시간 이내 300~400대의 무인기(드론)을 통해 한국에 대규모 생화학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군이 보유한 무인기중에 공격이 가능한 무인기는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적 레이더의 대공제압 무인기 하피(HARRY)가 유일하다. 우리 공군은 제8전투비행단에 하피운용대대를 창설, 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999년부터 하피를 실전배치했다. 1대의 하피 발사 차량이 18기의 하피를 운용한다. 지상에서 발사한 하피는 2~5시간 정도 상공에서 비행하며 적 레이더 전파가 잡히면 곧바로 레이더를 향해 돌진해 자폭한다.


적은 하피 발사를 인지하는 순간부터 레이더를 작동하지 못하는데 그 사이 아군의 전투기나 무인항공기가 적진에 침투한다. 탄두까지 싣은 하피의 무게는 약 152kg이며 최고 3km상공까지 올라간다. 또 반경 400~500km까지 작전수행이 가능하다. 6ㆍ25전쟁 당시 유엔(UN)군의 대규모 공중폭격을 당한 북한은 평양을 중심으로 주요 거점 대공방어망을 거미줄처럼 레이더망을 촘촘하게 구축해 놓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하피는 북한의 지휘부타격을 위해 절실한 전력이다.


하지만 제작사인 이스라엘 IAI사가 2019년부터 후속지원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서 공군이 사실상 군수지원을 포기했다. 공군은 하피를 도입하면서 2018년까지 후속 군수지원을 받기로 했지만 IAI사에서 2019년부터 10년간 추가로 후속지원을 받으려면 추가비용 250억원을 더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AI사는 노후부품 교체에 115억원, 탐색기 전파흡수제 교체에 48억원, 지상장비 최신화 작업에 61억원 등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공군은 하피의 군수지원 비용에 대해 74억원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현재 개량형 하피2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하피1 모델과 차이점은 TV시커(seeker)장착 여부다. 하피가 레이더신호를 감지해 공격하는 전 모델과 달리 하피2는 레이더신호뿐 아니라 TV시커를 통해 영상을 아군 발사기지로 송신한다. 적이 레이더를 켜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면 아군 무장관제사는 보내진 전송화면을 확인하고 레이더기지라고 확인되는 즉시 공격명령을 내린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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