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심상찮은 주일미군기지 전력 증강

최종수정 2019.12.28 19:15 기사입력 2019.12.28 12:00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일본 본토의 유엔사 후방기지에 전력이 대폭 보강되고 있다. 한반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력보강을 통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의도로 분석된다.


일본에는 유사시 일본 정부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7개의 유엔사 후방기지가 있다. 일본 본토에 있는 요코스카(해군), 요코다(공군), 캠프 자마(육군), 사세보(해군)를 비롯해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공군), 화이트비치(해군), 후텐마(해병대) 등 이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주일미군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는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CVN-76)이 배치되어 있다. 미국이 7함대 소속인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배수량 10만 2000톤급 최신예 항공모함이다. 5500여명이 승선하며 갑판은 축구장 3개 넓이인 1800㎡ 크기다. 슈퍼호넷(F/A-18) 전투기와 전자전기(EA-6B), 공중조기경보기(E-2C) 등이 실려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도 불린다.


미군은 최근 미 7함대에 아메리카호가 추가면서 사실상 2개 항모 체제까지 갖췄다. '투톱'체제다. 2014년 취역한 미 해군의 최신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호는 길이가 257m에 만재배수량이 4만5000t으로, 웬만한 중소형 항공모함에 속한다. 아메리카호는 수직이착륙 F-35B 23대와수직이착륙기 MV-22B 오스프리 등 36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는 강습상륙함(LHA-6)이다. 미군이 통상 1개 함대에 1개 항모를 배치해 운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전력증강이다.


여기에 세미스텔스 수송상륙함인 2만5000t급 뉴올리언스함도 사세보항에 배치했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거점을 두고 있는 미 7함대 소속 뉴올리언스함은 2017년 한미 연합상륙훈련에 참가했었다. 한반도 유사시에는 역시 7함대 소속인 아메리카함과 함께 가장 먼저 투입될 주일 미 해병대 병력의 전개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뉴올리언스함은 길이 208m, 배수량 2만5000톤급인데 레이더에 잘 걸리지 않는 스텔스 설계로 건조된 함정이다. 오스프리(Osprey, MV-22) 등을 탑재하고 있다.


주한 미 해군은 아메리카호와 뉴올리언스 함정배치에 대해 "일본 사세보항에 배치됐던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테덤(DDG 63)함과 강습상륙함 와스프(LHD 1)호 전력을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전문가들은 아메리카호와 뉴올리언스호의 서태평양 전진배치가 '대양해군'의 기치를 내걸고 항모 건조 등 해군력을 빠르게 증강하고 있는 중국 견제행보의 일환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한다. 또 로널드레이건호가 현재 정비중이기 때문에 보강전력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새로운 주일미군 전력이 한반도 인근에서 북한을 겨냥한 작전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간 비핵화 대화가 교착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 목소리를 다시 높이고 있다. 레이더에 잘 걸리지 않는 스텔스 상륙함인 뉴올리언스호는 지난 2016년 3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전개된 대규모 한미 연합상륙 훈련에도 참가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간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미국 공군 소속 F-117 스텔스 전폭기의 퇴역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북한 지휘부나 미사일기지를 선제타격하기 위해서는 레이저 유도 벙커버스터인 GBU-27이 필요하다. 하지만 F-22 랩터와 F-35는벙커버스터와 같은 대형 폭탄을 달 수 없기 때문에 F-117 전폭기는 전략상 유지한다는 것이다. F-117 전폭기의 공식 퇴역시점은 2008년이다. 하지만 미국의 항공 전문지인 캠뱃에어크래프트(Combat Aircraft)는 5월호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비행하고 있는 F-117 전폭기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활동이 그대로 노출된 바 있다.


F-117 전폭기가 한반도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한 것은 2005년 6월이다. 당시 주한미군사령부는 "미 뉴멕시코주 홀로만 공군기지 제49 전투비행단 소속 F-117A 나이트 호크 전폭기 15대와 장병 250여명이 지난주 군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또 "미 공군의 원정군 전개는 통상 4개월 정도에 걸쳐 이뤄진다"며 "F-117 전개는 장병들과 장비의 이동을 다루는 부대 능력을 시험하고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책임을 수행하기 위한 미국의 공약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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