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 위해 입는 로봇·AI 슈트 곧 나온다

최종수정 2019.07.22 18:21 기사입력 2018.08.20 10:11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선진 강국들이 미래전(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인용 전투시스템이 속속 전력화 되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전투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매진 중이다.


최근 중국군은 초강력 화기에 탐색 기능까지 갖춘 통합 개인 전투시스템을 선보였다. 중국 육군 서부 전구의 '톈랑(天狼) 돌격대'는 미래의 전쟁에 적합한 개인용 전투시스템 'QTS-11'으로 무장하고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중국 중부 전구의 정찰 부대에서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군은 이 시스템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개인용 화기를 탑재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탐색과 교신을 포함해 모두 디지털화된 통합 개인 전투 체계라고 설명한다. 공격용 소총과 20㎜ 유탄 발사기가 포함된 이 시스템은 대인 목표물을 살상할 수 있다. 열 영상, 광전자를 이용한 위치 추적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스템의 무게가 단점이다. 무게만 약 7㎏에 이른다.


중국보다 앞서 연구를 진행해온 나라는 미국이다. 1990년대 말 연구가 활발했던 '랜드 워리어' 개념이 이를 방증한다. 랜드 워리어 개념 중 하나가 입는 로봇인 '웨어러블 로봇'이다. 미국의 GE는 1960년에 입는 로봇 '하디맨(Hardimen)'을 만들었다. 당시 하디맨은 4.5kg의 힘을 이용해 110kg의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는 획기적인 로봇이었다. 하지만 로봇의 크기와 무게가 문제였다. 하디맨의 무게는 650kg에 달해 결국 상용화를 포기해야만 했다.


이후 미국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군사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록히드마틴사에 맡겼다. 당시 록히드마틴 산하의 엑소바이오닉스가 개발한 것이 '헐크(HULC)'다. 헐크는 90kg짜리 군장을 메고 시속 16km로 산악지대를 달리는 성능을 선보였다. 이밖에 미 국방성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은 BLEEX(2004, 2006), HULC(2009), XOS2(2010)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HULK는 최대속도가 16㎞로, 6개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활용해 5시간동안 사용(90㎏ 하중을 메고 4.8㎞속도로 보행시)이 가능하다.


일본은 2014년 총리 직속 기구로 '로봇혁명 실천부서'를 설치하고 '로봇 신전략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만 로봇 예산으로 160억 엔을 책정해 로봇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혼다는 노약자를 위한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보행 어시스트(Honda Walking Assist)'를 2013년에 선보였다. 프랑스의 HERCULE(2012)는 전기구동방식이다. 프랑스 국방부와 무장청(DGA) 지원을 받은 HERCULE(2012)은 최대 가반하중 100㎏에 시속 4㎞ 속도로 5시간을 보행할 수 배터리 성능을 갖고 있다.


유럽연합(EU)도 'SPARC 프로그램(각국 주력 산업과 로봇 기술 융합)' 도입을 통해 현재 220억 유로인 로봇 시장 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500억~620억 유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스라엘은 리워크 로보틱스가 웨어러블 로봇 사업을 이끌고 있다. 리워크 로보틱스가 내놓은 '리워크(ReWalk)'는 2012년엔 하반신 환자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도록 만들었다.


최근에는 입는 로봇을 뛰어넘어 AI를 개인장비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미 국방부가 의회에 요청한 2019 회계연도 예산요청서에 따르면 육ㆍ해ㆍ공군은 훈련, 전투체계, 로봇 자율성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 국방정보국(DIA)의 로버트 애슐리(대장) 국장은 최근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AI가 미래전에서 핵심 능력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래전에 대비한 AI 접목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다. 미 육군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내 육군연구시설인 창의기술연구소(ICT)에 650만 달러를 배정할 계획이다. ICT 연구원들은 AI를 바탕으로 인간과 가상인간 사이의 상호작용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 육군의 연구분야는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개념이 중심이다. 사이버 공격과 각종 소셜미디어들을 특수부대나 재래식 군대와 결합시키겠다는 의도다.


우리 군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위사업청 등이 중심이 돼 '과학기술 기반 미래국방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은 저출산 등으로 병력규모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과거와는 다르게 전개될 미래전 양상에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미래전에 대비하기 위해 8대 미래국방 기술을 발굴해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내용이다. 8대 기술은 무인 경계감시 로봇(무인화), 표적식별 센서 네트워크(센싱), 스텔스 및 투명망토(특수소재), 무인체계 통합 통신망(초연결), 개인 전투형 소형 전원(미래동력), 인간ㆍ기계 협동 기술(뇌인지 컴퓨팅 기술), 생화학무기 조기탐지(생존성), 레일건 및 레이저무기(에너지 무기) 개발 등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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