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먹칠하는 국내 지상전시회[양낙규의 Defence Club]

최종수정 2024.02.23 10:29 기사입력 2024.02.23 09:59

지상전시회 이권싸움에 둘로 나뉘어 개최
방산기업 “전시회가 돈벌이용 전락” 비판

올해 국내 지상무기 전시회가 둘로 쪼개져 개최된다. 무기 전시회가 늘어나면서 방산기업만 시달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전시회는 공군무기가 주축인 아덱스(ADEX), 해양무기가 중심 해양방위산업전인 마덱스(MADEX)가 격년제로 진행된다. 육군 관련해서는 지상무기 중심인 DX KOREA가 2014년에 처음 개최됐다. DX KOREA 주관사인 IDK는 육군 병력·장비를 협조받기 위해 비영리단체인 육군협회와 손잡고 격년제로 전시회를 개최해왔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부터 불거졌다. 외빈들 앞에서 진행한 사격 시범에서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이 오발 사고를 냈다. DX-KOREA와 육군은 서로 외빈을 초청하지 않았다며 발을 뺐다. 전시회에 참가한 육군 장병들은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최 측은 야외전시장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돈 문제도 얽혔다. IDK는 육군협회에 기부금(전시회 개최 연도 1억 5000만원, 미개최 연도 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적자라며 기부하지 않는 등 이권다툼이 일어났다. 문제가 불거지자 IDK는 올해부터 ‘DX KOREA’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하고 단독으로 전시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육군협회도 주관사를 새로 선정하고 ‘KADEX’라는 이름으로 지상무기전시회를 개최한다.


DX KOREA는 오는 9월 25~28일에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KADEX도 같은 기간에 충남 소재 계룡대 활주로에서 문을 연다. DX KOREA는 국방부, 육군 등과 협약하지 않아 해외 육군관계자들을 초청하기 힘들다. 여기에 방산기업들이 생산하는 방산물품은 육군 소유이기 때문에 전시하기도 어렵다. KADEX도 문제다. 활주로에서 진행할 경우 부스 설치도 마땅치 않다. 천막으로 운영된다. 외국 바이어들의 숙박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방산기업들은 둘 중 어느 곳에도 참가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9월 3일부터는 ‘K-방산’ 최대 고객인 폴란드가 ‘국제 방위 산업 전시회(MSPO)를 개최한다. 이어 11일부터는 호주가 ‘랜드포스(Land Forces)전시회를 연다. 국내지상전시회 개최 당일엔 동남아 ‘K-방산’ 최대 고객인 필리핀이 ‘ADAS 방산전시회’를 시작한다. 다음 달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상군 분야 방산 전시회로 손꼽히는 미국 AUSA 전시회 참가를 준비해야 한다.


방산업계는 국내 전시회를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무총리실은 2008년 각 군이 주최하는 방산 전시회가 난무하자, DX-KOREA와 서울 ADEX를 통합하라고 군에 지시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됐다. 오히려 군 관련 기관에서 주최하는 전시회는 더 늘었다.


방산기업 관계자들은 “국내 전시회 주관사들은 모두 예비역들이 만든 단체에서 주관한다”며 “방산기업을 위한 행사라고는 하지만 결국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