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러시아 방문 계기 연합훈련 가능성
북 노후된 공중전력에 해양훈련 중심 참여할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러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군사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면서 종전 러시아와 중국이 진행하는 군사훈련에 북한이 참여하는 북중러 연합훈련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에 대한 공식 친선 방문 일정을 성과적으로 마치시고 9월 17일 블라디보스토크시를 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평양을 떠난 김 위원장이 이날 북한에 도착하면, 총 8박9일 일정의 집권 이래 최장기간 해외 체류가 된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군사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는 군사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만큼 북한의 포탄 등 북한의 무기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도 첨단 군사기술이 부족한 만큼 러시아로부터 기술 이전을 기대하고 있고 양측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기술을 이용해 무기체계를 공유한다면 연합훈련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교적으로 고립된 러시아가 북·중·러 연합 군사 훈련을 성사시키며 군사력 과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월27일 평양에서 열린 6·25 전쟁 정전 70주년 행사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하고 큰 틀의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도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쇼이구 장관이 북한에 포탄 미사일 판매와 연합 군사 훈련을 제안한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북·중·러 연합훈련은 기존에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훈련에 북한이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6월 동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실시한 데 이어 7월에는 러시아 해군 태평양 함대 소속 호위함 등이 참여한 중·러 연합 해상 훈련 ‘북부연합-2023’을 실시했다. 북한의 전투기가 노후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양 훈련에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23일~10월 8일)을 계기로 중국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북중러 연합훈련을 최종 조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역시 북·러가 밀착한 가운데 자신들의 입지를 줄어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이 ‘국제 왕따’, ‘불량 국가’로 분류하는 북·러와 거리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북중러가 느슨한 연대로 남기 위한 훈련 수위가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김정은의 이번 방러를 통해 북러 관계는 냉전 시대의 동맹을 넘어서는 전면적, 전략적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도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응한 북·중·러의 대응 구도가 강화됨으로써 종국적으로 신냉전 체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