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귀국길이 더 위험하다

최종수정 2021.07.20 11:28 기사입력 2021.07.20 11:28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해외 파병 근무 중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청해부대 34진 301명 장병을 태운 공군 수송기 두 대가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순차적으로 도착한다. 현재 301명 중 2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률이 82.1%에 달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잠복기, 이송 중 추가 감염 등 우려가 여전해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군 당국은 이들이 귀국하는 대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다시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국내 격리시설 이동 등 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20일 오전 현재 아프리카 해역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는 수송기 2대 중 1호기에는 입원환자 16명, 확진자 160명을 포함해 의료진까지 모두 190여 명이 탑승해 있다. 최대 300명까지 탑승이 가능하지만 의료장비 등이 있어 인원을 줄였다.


그러다 보니 총 확진자 247명이 같은 수송기에 탑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나머지 확진자 87명이 2호기에 탑승했다. 2호기에는 이들 외에도 음성 판정자 50명, 판정불가자 4명이 함께 이송된다. 국방부 측은 "수송기 내부에 격벽을 설치해 확진자와 거리를 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칸막이에 불과한 격벽이 기내 공기의 흐름까지 완벽히 차단하기는 불가능하다. 수송기는 함정과 마찬가지로 감염병에 취약한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이다. 2호기에 탑승한 비확진자와 판정불가 인원의 추가 확진 사례를 배제할 수 없다.


잠복기에 따른 추가 확진자 발생도 충분히 예견된다. 코로나19 잠복기를 최장 14일로 봤을 때, 청해부대 승조원에 대한 PCR 검사가 지난 15일 실시됐고 17일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군은 장병들이 서울공항에 도착하면 전원에 대해 PCR 검사를 재시행해 그 결과에 따라 구분 관리할 예정이다. 이후 장병들은 민간 및 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 등에 분산 입소한다. 사회복무연수원 200명, 국방어학원 88명, 대전병원 10명, 국군수도병원 3명 등으로 분산 격리돼 치료 등을 받게 된다.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16명 중 15명은 경증으로 대부분 호전됐으나, 폐렴 증세인 중증 환자 1명은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하고 나머지는 국군대전병원(10명), 국군수도병원(1명), 국방어학원(4명) 등에 분산 입원 치료를 받는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번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고가 군당국 등 정부의 관리 소홀에 따른 인재라는 비판을 수용해 정부 관계자로선 첫 공식 사과를 내놨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국방부는 임무수행 중 복귀하는 장병들의 치료와 회복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갑작스러운 교대로 인해 임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후속조치를 철저히 해 달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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