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전차 엔진 성능개량 필요성 제기

최종수정 2021.07.20 10:18 기사입력 2021.07.20 10:18

K1전차는 양산단계에 따른 포수조준장치의 변화 등 포탑구조물 단순화작업이 진행됐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우리 군이 K2 ‘흑표’ 전차를 추가 양산할지, 기존의 보유 중인 K1A2전차를 성능개량할지 고민에 쌓여 있다. 육군은 그동안 K2전차 1차 양산(100대), 2차 양산(106대), 3차 양산(54대)을 추진해왔다. 육군이 K2전차의 추가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국내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한 세계 정상급 전차라는 점 때문이다. 미국의 M1A2 SEP나 프랑스의 르클레르, 독일의 레오파드 A6EX 등 선진국 주력전차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1전차, K1A2전차의 성능 개량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의 대전차 로켓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우리 군의 전차를 관통할 수 있는 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의 T-54전차, 선군호, 천마호에 사용하는 운동탄과 화학탄은 우리 군의 K1전차와 K1A1전차를 관통할 수 있다. 북한은 550mm의 장갑차 두께를 뚫을 수 있는 화학에너지탄과 900mm를 뚫을 수 있는 화학에너지 신형탄을 사용하고 있다. K-1전차의 장갑 두께가 350mm임을 감안한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육군은 1차 성능 개량사업에서 북한의 대전차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방호력이 제외돼 합동참모본부에 재검토를 요구한 적이 있다. 육군은 전차의 방탄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차의 두께를 두껍게 만들 수밖에 없는데 전차의 중량이 51톤에서 57톤으로 늘어나 속도가 느려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1200마력인 엔진과 변속기(파워팩)의 성능 개량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K1A1전차의 재생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K1A1전차를 재생산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구축할 경우 전차 1대의 생산단가는 처음 출시할 당시 가격인 47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엔진만 소량으로 생산할 경우에도 투자금액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K1계열에 장착된 엔진은 국내 업체가 기술을 제휴해 국산화한 독일 MTU사의 제품이다. 1988년 도입 당시 대당 가격은 2억 8000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6억 5000만 원으로 오른 것을 알려졌다. 독일 측은 소량생산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K1계열 전차를 그대로 도태시키고 K2전차를 전량 도입할 경우 금액은 더 늘어난다. K1전차 1000여 대, K1A1전차 480여 대를 K2전차로 교체하면 14조 원 넘게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에서도 전차의 방호력을 강화하기 위해 엔진 성능을 개량하는 추세다. 경제적인 부분을 감안한 조치다. 러시아는 1973년 도입한 T-72전차(도입당시 41톤ㆍ780마력 디젤엔진)를 46톤으로 무게를 늘리고 1130마력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1993년에 도입한 T-90전차(46톤ㆍ840마력)도 2014년 무게를 48톤으로 늘리고 1130마력 디젤엔진으로 교체했다. 이스라엘도 사정은 비슷하다. 1983년에 도입한 메르카바(63톤ㆍ908마력)전차의 무게를 65톤으로 늘리고 1500마력 디젠엔진으로 성능을 개량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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