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해안경계 앞으로 닥칠 3가지 문제

최종수정 2021.02.23 12:31 기사입력 2021.02.23 12:31

박정환 합동참모본부장이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22사단 귀순자 상황 보고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박정환 합동참모본부장이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22사단 귀순자 상황 보고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군 당국이 강원도 고성의 ‘수영 귀순’ 사건을 조사한 결과 미상인원이 해안감시장비 등에서 10회 포착됐지만 상황실 간부와 영상감시병은 8회가 발견될 때까지 식별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에서 수영으로 넘어온 미상인원은 지난 16일 오전 1시 5분부터 38분경까지 해안감시장비 감시카메라 4대에서 5회가 포착됐다. 당시 상황모니터에는 2번의 경고알림도 울렸지만 상황실 장병들은 알아채지 못했다. 이후 오전 4시 12분부터 14분까지 합동작전지원소 울타리 경계용 CCTV에 3번, 오전 4시 16분부터 18분까지 민통선초소 CCTV에 2회가 포착됐다. 이때 군은 미상인원을 포착하고 윗선에 보고했다.


합참은 현장 점검결과 "상황간부와 영상감시병이 임무수행절차를 미준수해 미상인원을 식별하지 못했다"며 "강화도 월북사건이후 수문·배수로 점검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부실했다"고 말했다. 특히 "제진 민통소초에서 미상인원을 처음 발견했지만 상황조치 메뉴얼을 준수하지 않는 등 작전수행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합참은 또 "미상인원이 6시간동안 헤엄을 쳐 넘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경로와 수영시간 등은 조사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합참은 경계작전 수행요원의 작전기강을 확립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강화도 월북사건 당시 대책과 별다를게 없어 근본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방부는 해안경계 임무를 해경에 이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육군은 지난 2014년 전북 부안지역을 대상으로 경계임무 이관을 위한 시험적용을 한 적이 있다. 적용결과 해안경계를 위해서는 35사단 병력 8600여명의 인력이 필요했지만 해경인력은 50여명에 불과했다. 해경의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군은 해경의 경계 역량이 부족하자 서해안 당진부터 동해안 울진까지만 임무를 이관한다는 차선책도 고려중이다. 하지만 후방지역에 귀순이나 침투사건이 발생할 경우 군과 해경 책임 떠넘기기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군이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육군 8군단과 23사단을 올해까지 해체하면 22사단은 23사단 관할구역까지 경계를 맡아야 한다. 해안경계구역이 더 넓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당장 경계임무에 대한 미흡한 점이 많은데 임무 전환을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노무현정부의 정책을 이어받기 위해 시간에 쫓기는 것보다 경계공백이 생기지 않게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