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예 미사일 쏠 사람이 없다

최종수정 2021.01.14 15:07 기사입력 2021.01.14 11:00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최신예 미사일이 배치된 육군 미사일사령부에 정작 미사일을 발사할 부사관들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군에 따르면 육군은 2016년 북한의 전략로켓사령부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사령부를 창설했다. 미사일사령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공격에 대비해 ‘현무 1·2·3’과 지대지미사일 ‘에이태킴스’,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 등을 배치했다. 하지만 이들 최신예 미사일을 운용할 부사관은 턱없이 부족하다. 미사일사령부에 필요한 부사관은 지난해 12월기준 806명이다. 하지만 배치된 인원은 650명으로 보직률이 80.6%밖에 되지 않는다. 육군전체 부사관 보직률 89.6%보다 낮다.


북한의 항공기침투를 막기위해 배치된 K30 자주대공포 ‘비호’의 경우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부사관 39명을 배치해야 하지만 부사관 23명이 전부다. 보직률은 59%로 필요인원의 절반이 공석인 셈이다. 부사관이 부족하자 첨단무기를 일반 병이 운용하는 경우도 많다. K-9자주포, K-55자주포 조종수 등 1770여개 장비운용분야와 천마 사격통제 등 535개 전투지휘분야는 숙련되지 않은 병들이 운용하고 있다.


군안팎에서는 부사관 운용 구조가 피라미드형 구조이기 때문에 낮은 계급인 하사 계급만 많고 장기선발률이 43%밖에 되지 않아 숙련된 부사관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방부는 군의 허리 역할을 하는 부사관 계급을 하나 더 늘려 숙련된 부사관을 충원한다는 계획이지만 진척은 지지부진하다. 올해 중사와 상사 계급사이에 ‘영사’(한자표기 英士 또는 令士) 계급을 신설해 1만 8000여명의 부사관을 충원한다는 계획은 부사관 인건비가 연간 5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여 실제 신설여부는 미지수다.


군은 1989년 원사 계급을 신설해 부사관 계급을 하사→중사→상사→원사 체계로 확립한 뒤 1995년 국방부 주도로 한 계급 증설을 추진했다가 중단했다. 이어 1999년 육군본부에서 1~2계급 추가 증설을 검토하다가 중지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부사관의 역할 확대와 복무활성화를 위해 계급체계를 5단계로 검토할 예정이지만 예산 등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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