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국과 방산 손절하나

최종수정 2020.11.20 10:43 기사입력 2020.11.20 10:43

1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 미디어데이'에서 한국형 전투기인 KFX 모형이 공개되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인도네시아 내부에서 우리의 방산수출과 공동개발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정황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우리 군과 차세대전투기(KFX)를 공동개발하기로 하고 분담금을 주기로 한 인도네시아측은 이를 차일피일 미루는데 이어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3척 도입계약도 철회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CNBC인도네시아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영 PAL조선소의 인사총괄국장 에티 수와르다니는 지난 18일 하원 11분과위원회에 출석해 "4∼6번 함 잠수함을 건조할 2차 사업 계약을 작년 3월 체결했지만 여태껏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총 12척의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하고, 1차 사업으로 2011년 대우조선해양과 1400t급 잠수함 3척(1조3000억원)을 계약했다. 이후 2차 사업으로 1400t급 잠수함 3척(1조1600억원)을 대우조선해양에 추가로 주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약금 납입 등 2차 사업 진행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최근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월 잠수함 1차 사업과 관련해 "잠항 능력이 90일이 안 되고 기복이 있다"며 사업 수정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현재 대우조선에서 받은 기술 이전이 적고 더 높은 성능의 잠수함을 원한다는 것이다. 최근 현지 매체들은 인도네시아가 대우조선해양과 잠수함 2차 사업을 하지 않기로 방향을 굳히고 터키, 러시아,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 잠수함 계약 제의를 받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KF-X 개발 주관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기술진 110여명을 2016년 하반기부터 파견했지만 지난 3월에 모두 철수시켰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기술이전을 놓고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다시 파견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아직 후속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잠수함 추가 계약을 빌미로 삼아 KFX 개발분담금을 줄이려는 의도가 숨겨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KFX 전체 개발비 8조5000억원 중 20%에 해당하는 1조70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초까지 2200억원만 내고 분담금 지급을 중단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자국의 재정 상황을 들어 고무 원료 또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CN-235 수송기로 분담금을 대납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97%, 2분기 -5.32%, 3분기 -3.49%를 기록하는 등 경제상황이 좋지 않지만 아직 계약해지나 공동개발 포기는 하지 않은 상태"라며 "내부적으로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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