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se Club]한미정찰기 동시 한반도 비행

최종수정 2020.04.01 13:09 기사입력 2020.04.01 11:06

개량형 백두정찰기는 3000억원을 투자해 프랑스 다소사의 항공기인 팰콘2000 기종을 들여와 대한항공에서 동체를 개조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자 한·미 감시정찰기가 동시에 이륙해 수도권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북한의 도발신호를 동시에 다발적으로 감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전날 미국 해군 정찰기EP-3E가 수도권 상공 등을 비행했다. 구체적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계표준시 기준 31일 비행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리 공군의 백두정찰기도 전방지역을 감시정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기습도발에 대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EP-3E는 신호정보(SIGINT)) 수집과 정찰을 담당하는 항공기다. 지상과 공중의 모든 신호를 포착해 분석한다. 미사일 발사 전후 방출되는 전자신호와 핵실험 때의 전자기 방사선 신호 등도 포착할 수 있다. EP-3E는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지난달 29일에도 수도권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공군 소속의 백두정찰기는 북한의 전자정보(Elint)와 통신정보(Comint)만 포착할 수 있었다. 전자ㆍ통신정보는 도청이나 감청을 통해 레이더 가동 같은 장비 운용이나 유무선 통신의 내용을 알아낸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국내방산기업인 LIG넥스원과 한화탈레스가 개발한 계기정보(Fisint) 기능을 추가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Global Hawk)가 보유하고 있지 않는 신호수집정보를 대신하기 위해서다. 계기정보기능은 북한 군의 통신이나 핵시설이나 미사일기지의 움직임이 없어도 전자장비 간에 주고받는 신호 교환을 알아내는 방식이다. 북한 지도부가 핵무기나 미사일 작동 버튼을 누르면 신호가 포착돼 컴퓨터에서 미사일 발사대에 어떤 명령을 내리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백두정찰기의 주 신호 탐지 가능거리는 370㎞로, 평양을 기준으로 할 때 동창리 미사일기지와 영변 핵시설이 포함된다.


백두정찰기는 3000억원을 투자해 프랑스 다소사의 항공기인 팰콘2000 기종을 들여와 대한항공에서 동체를 개조했다. 체공시간도 늘렸다. 체공시간을 6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운행고도를 4만 피트(약 12㎞)로 높였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고고도 정찰기 U-2의 정상 운행고도(15㎞)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사거리에서 벗어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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