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se Club]주한미군 비상사태 선포… 왜

최종수정 2020.03.26 09:41 기사입력 2020.03.26 06:28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주한미군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국 내 미군 사령부와 군사시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노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25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 경고 수준을 '매우 높음'으로 격상하고, 미 국무부가 전 세계 여행을 금지하는 4단계 경보를 선포했다"며 "주한미군 시설 인접 지역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최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20대 병사 2명이 연이어 숨진 것과 관련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세계적으로 무증상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 2사단에 따르면 지난 22일 전투의무병인 클레이 웰치(20) 상병이 캠프 험프리스 자신의 막사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출동한 응급 의료진은 현장에서 사망 진단을 내렸지만 미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 21일엔 매리사 조 글로리아(25) 일병도 평택 미군기지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2건의 사망 사건 모두 코로나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주한미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0명이다. 10번째 환자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일하는 주한미군 계약직 직원이다. 이 확진자는 미국 시민권자로 현재 한국 질병관리본부 지시에 따라 기지 밖 숙소에 격리됐다. 그는 지난 20일 캠프 험프리스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주한미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병사가 1명이고 나머지 9명은 가족과 직원 등 관계자다.


주한미군 뿐만 아니다. 필리핀 해상에 떠있는 미국 항공모함에서도 해군 병사 3명이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았다.


토머스 모들리 미 해군장관은 24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호에 탑승한 해군 병사 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루즈벨트호에는 약 5000명이 탑승 중이다.


마이클 길데이 미 해군 참모총장은 루즈벨트호가 약 15일 전 베트남 다낭에서 마지막으로 기항 통지를 했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정도 마찬가지다. 강습상륙함인 복서함(LHD 4)에 이어 이지스 구축함인 랠프 존슨함(DDG 114), 연안 전투함인 콜로라도함(LCS 4)에도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필수적이지 않은 자원의 사령부 산하 한국행을 모두 제한한다고 밝혔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본국으로 돌아오거나 해외로 파견되는 모든 미군 병력의 이동을 60일간 금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명령은 모든 미군 병력과 가족에 적용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병력 감축 등 일부 예외가 적용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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