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도 벨라루스 프로축구 강행…국제선수협 "이해할 수 없어"

최종수정 2020.04.02 07:50 기사입력 2020.04.02 07:50

벨라루스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는 지난달 19일부터 2020 시즌을 개막하고 8개 경기를 진행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럽의 주요 스포츠 경기들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벨라루스가 유일하게 축구 경기를 진행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벨라루스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된 뒤 1주일 후인 지난달 19일부터 새 시즌을 개막했다. 이후 벨라루스 리그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동안 8개 경기를 진행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특히 28일 열린 FC 민스크와 디나모 민스크의 경기에선 3000여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몰렸는데, 이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무책임한 일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오나스 바어 호프만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1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팬데믹에도 벨라루스 축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벨라루스의 기준이 왜 국경 너머 나라들과 다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현지에서도 걱정하는 선수들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벨라루스에도 다른 나라와 같은 기준이 적용될 수 있도록 국제축구연맹과 유럽축구연맹에 로비를 펼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FC 바르셀로나, 아스널 등 유럽 프로축구에서 활약했던 벨라루스 출신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흘레프(39)는 영국 매체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전 유럽 축구가 멈췄지만 유럽 프로축구 선수들은 벨라루스 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며 "벨라루스 사람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지켜보고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스포츠가 코로나19의 퇴치제'라며 스포츠 경기를 포함해 어떤 행사도 취소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어 다니며 사느니 서서 죽는 게 낫다"며 "차가운 얼음판 위에서 운동하는 게 최고의 바이러스 치료제"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모든 벨라루스 국민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보드카를 하루 50㎖ 씩 마셔야 한다"며 "땀 흘려 일하고 정기적으로 사우나를 해 면역력을 높여라"라고 국민들에 조언하기도 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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