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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언론 첫 국회 지하공동구 대테러훈련

최종수정 2018.09.17 13:32기사입력 2018.09.17 07:13

<h1>[양낙규의 Defence Club]언론 첫 국회 지하공동구 대테러훈련</h1>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2000년 2월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지하 공동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하 1.5m 깊이로 매설된 공동구에는 15만4000볼트 짜리 배전선로를 비롯해 전기와 가스, 초고속 광통신망,난방용 온수관 등 주요 시설물이 매설돼 있었다. 이 불로 인근 백조ㆍ미성ㆍ광장 아파트 5000여 가구와 산업은행 여의도지점, 교보증권, 휴렛패커드 빌딩 등에 한때 전기 공급이 끊겼다. 전화도 불통됐다. 유사시 군이 공동구를 국가기반시설로 관리하는 이유를 숨김 없이 보여준 사건이었다. 지난 13일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아시아경제에 공개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특공대대의 여의도 공동구 대테러 훈련현장을 찾았다.

여의도 KBS본관 인근에 도착하니 군 관계자들이 기자를 맞았다. 시민들은 검정색 대테러복을 입은 특공대 대원들을 신기하다는 듯 쳐다봤다. 기자도 시내 한복판에 특공대 대원들이 지킬만한 공동구 시설이 있을까 궁금했다. 군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8차선 도로옆 조그만한 건물의 버튼을 누르자 서울시 시설공단 직원이 나왔다. 건물 안에 들어서자 상상도 하지 못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상황실에 놓여있는 가로, 세로 2m 크기의 모니터에는 20여개 지하공동구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화면이 보였다. 지하공동구로 들어가는 문을 열자 지하 1층 공간에서 엄청난 규모의 지하통로가 이어졌다.

일단 대테러복으로 환복했다. 4kg의 방탄복을 입자 묵직함이 느껴졌다. 끝이 아니었다. 대원들 간에 통신 송수신거리를 확장하는 10kg의 통신장비를 어깨에 걸치니 절로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K1A 소총을 메고 무릎과 팔꿈치 보호대, 허벅지에 권총집까지 차자 힘이 들어간 몸은 뻗뻗해졌다.

<h1>[양낙규의 Defence Club]언론 첫 국회 지하공동구 대테러훈련</h1>



특공대대는 여의도 한복판에 드론을 띄웠다. 가상의 침입자를 찾기 위해서다. 드론병은 3km밖에서 환기구에 들어가는 침입자를 확인하고 뚜껑이 열린 환기구까지 확인했다. 특공대대에게 '지하 공동구 진입명령'이 떨어졌다. 3조로 나뉘어진 특공대원들과 함께 지하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공동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둡고 길게 뻗은 복도를 탐색하기 위해 천정에 달린 불빛에 의존해야 했다. 복도의 폭은 2m 안팎이었다. 하지만 양 옆으로 길게 뻗은 20여개의 광케이블과 난방배관 때문에 성인남성 2명이 나란히 서기도 힘들었다. 천장높이는 채 2m도 되지 않아 방탄모에 달린 야시경이 닿기 일보직전이었다. 허리를 굽혀 앞사람의 어깨에 왼손을 올리고 전진했다.

기동 10분만에 기자의 몸은 땀 범벅이 됐다. 콧등으로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 조차 닦을 여유가 없었다. 지하공동구의 메케한 냄새와 시멘트 분진은 숨쉬는 것조차 방해했다. 어두운 공동구에 진입한지 20분이 지나자 갈림길이 보였다. 중간중간에 위치를 알려주는 알림판이 있었지만 미로 그 자체였다. 위치감각을 잃은 기자는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조차 힘들었다.

다행히 지휘본부의 지시가 임무를 수월하게 만들었다. 특공대 대원들의 헬멧에 부착된 무선영상전송 시스템인 카이샷(KAISHOT)에서 찍힌 영상은 실시간으로 지휘본부에 전달됐다. 카이샷은 2011년 여명작전에서도 사용됐다. 지휘본부는 이 영상을 보며 대원들에게 상황에 따른 적절한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여의도 공동구의 길이만 12.2km. 침입자가 어디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1ㆍ2ㆍ3조 공격조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공동구 진입 40분 가량이 지났을 때쯤 군견 '유리'는 고요함을 깨고 전방을 향해 우렁찬 소리로 짖어대기 시작했다. 전방에 침입자가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방을 향해 40분간 총을 겨눈 탓에 오른쪽 팔에 떨어져 나갈듯 통증이 밀려왔다. 허리를 굽히고 걸은 탓인지 허리 통증과 허벅지 근육도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주저앉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었다.

이어폰에서는 침입자의 위치를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공격조와 함께 뛰어가보니 이미 공격 1조에서 진압을 마친 상황이었다. 기자와 함께 침입자를 포획하는 순간까지도 긴장감은 이어졌다. 작전이 마무리되고 공동구밖으로 나오자 점심식사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온 직장인들은 신기한 듯 장병들을 바라봤다.

수방사 35특공대대 강용제 일병은 "수도를 지키는 방패로서 사명을 다할 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장병들과 함께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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