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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기 귀신같이 찾는 전방 파수꾼 ‘천마’

최종수정 2017.06.26 11:20기사입력 2017.06.26 11:20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제사회로부터 항공유 수입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지난 5일 공군 전투비행술경기대회와 국제 에어쇼를 개최했다. 김정은 체제 들어 2014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빠짐없이 공군 조종사들의 전투비행술 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그만큼 전시에 공군력이 중요하고 국제제재에도 불구하고 건장함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북한이 항공유를 수입하지 못할 경우 국지전 수행 능력이 급격히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칠 수는 없다. 북한 공군의 저고도 침투를 방어하고 있는 육군1군수지원사령부를 지난 이날 찾았다.

원주 시내 한복판에 자리를 잡은 1군수지원사령부. 아침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지만 계속되는 폭염의 여파로 아스팔드에서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군관계자는 1군지사에서 장비를 수리하지 않는다며 춘천에 위치한 방공대대로 안내했다. 1군지사가 올해부터 도입한 주간정비계획(WMP)에 따라 정기점검을 하기 전에 먼저 전력배치부대를 찾아가 정비를 하는 것이다.

방공부대에 들어서니 육군의 대표적인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천마' 10여대가 육중한 몸매를 드러냈다. 천마는 표적을 탐지ㆍ추적하는 탐지레이더와 추적레이더, 사격통제장치, 발사대, 유도탄 등이 궤도차량에 탑재된 집중형 대공 유도무기 체계다. 적의 소형 전투기 등 항공표적을 20㎞ 밖에서부터 탐지ㆍ추적할 수 있고 유도탄의 유효사거리는 10Km이다.




이곳에서 1군지사 정비대원들은 천마내부를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한 정비대원이 레이더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내부에 탑승해 전원스위치를 넣자,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가로,세로 30cm의 모니터에 3km전방의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흑백 화면이기는 했지만 화질은 선명했다.

이춘모 천마정비반장은 "천마의 레이더는 북한의 저고도 침투 공군전력을 20개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면서 "육군의 눈에 해당되는 레이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정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1군지사가 올해 WMP을 도입하면서 고장률이 전년동기대비 18%나 줄어들었다고 관계자는 귀뜸했다.

천마레이더는 첨단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한번 점검할 때면 100여가지 항목을 체크해야 한다. 꼬박 이틀이 걸린다. 레이더를 점검하기 위해 천마에 올라탔다. 8발의 유도탄은 물론 탐지와 추적을 담당하는 안테나 때문에 움직이기도 불편했다. 레이더는 수많은 나사가 조여져 있었다. 정비대원들은 레이더부분에 올라가 다양한 공구를 꺼내기 시작했다. 레이더 회로기판을 분해하는 장면은 마치 안과의사가 수술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정밀했다. 시간이 지나자 정비대원들의 얼굴은 흘러내린 진땀으로 뒤범벅이 됐다. 작열하는 태양의 영향을 받아 천마의 몸체가 열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상판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족히 40도가 넘어보였다. 기자도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감당할 수 없었다.

군관계자 안내에 따라 저고도레이더를 살피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북한 공군이 저고도로 침투한다면 가장 먼저 천마(사거리 9km)가 막고, 이어 지대공무기 신궁(사거리 6km), 자주대공포 비호(3km), 20㎜ 벌컨포(2km)가 연이어 나선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체계처럼 육군의 중첩방어체계다. 이 방어체계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저고도 레이더가 표적을 탐지해야한다.

저고도 탐지레이더 TPS-830K는 가장 먼저 주ㆍ야간을 틈타 산악지역을 거쳐 저고도로 침투하는 북한의 AN-2기 등을 탐지할 수 있다. 이들 레이더들이 군사분계선(MDL) 북쪽부터 남쪽까지 탐지범위를 중첩시키면서 다각도로 미상항적(미확인 비행체들의 비행 흔적)을 분석한다. 전원을 켜자 5톤 군용트럭에 탑재된 레이더 조종실 위로 안테나가 솟구쳤다. 조종실은 2평 남짓한 공간으로 비좁아 보였다.

서문기 정비대장(중령)은 조종실 문을 잠근 후 "탐지장비의 또 다른 적은 먼지, 습도, 온도, 정전기"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 정전기방지장갑, 먼지덮개 등 운영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을 열고 조정실을 빠져 나오니 천무와 발컨 등 육군 방어무기체계들이 당당한 모습으로 일렬로 도열해 위용을 과시했다. 도열한 방어무기체계를 보자 아침에 보도된 북한의 공군 전투비행술경기대회에 참가한 전력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두려움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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