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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논산훈련소 찾은 기자… 각개종합훈련에 ‘넉 다운’

최종수정 2017.02.27 10:46기사입력 2017.02.27 10:46

20년 만에 논산훈련소를 다시 찾아 각개종합훈련을 받고 있는 본지기자.

20년 만에 논산훈련소를 다시 찾아 각개종합훈련을 받고 있는 본지기자.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우리 군에서 단일 규모로 가장 큰 부대가 있다. 바로 육군 논산훈련소다. 7개연대로 구성된 이곳에서 훈련받는 훈련병만 하루 평균 1만 2000여명이다. 육군 장병 40%가 이곳 출신이다. 논산훈련소에 입대한 장병들은 제식훈련은 물론, 사격ㆍ행군 등 다양한 군사기초훈련을 받는다. 자유분방한 청년들이 늠름한 국토 수호의 첨병으로 탈바꿈하는 곳이 바로 이 논산훈련소다. 2007년 7월 입소했던 기자가 20년 만에 다시 논산훈련소를 찾았다.

훈련소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곳은 330만㎡(13만평)규모의 각개종합훈련장. 입구에 들어서마자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바로 20년 전 기자가 훈련 받았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묘한 기분이었다. 훈련장은 그대로였지만 달라진 점도 있었다. 훈련소 관계자가 건네준 전투복과 전투화는 한결 편해졌고 처음 보는 무릎과 발꿈치 보호대, 신형전투장갑은 마냥 신기했다.

복장을 모두 착용을 하고 나니 각개종합훈련이 예전처럼 두렵지는 않았다. 이날 훈련인원은 모두 790여명. 사회복무요원 장병들이 현역병(5주)과 달리 4주 훈련을 마치고 그동안 받았던 훈련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각개전투훈련장에 나섰다. 기자도 끼어들었다.

이날 훈련은 1번 집결지훈련을 시작으로 각개종합훈련장 고지를 점령하는 36번 진지강화훈련까지 이어졌다. 기자가 옛 생각에 잠겨 잠시 딴 짓을 하자, 조교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199번 훈련병, 잡생각하지 않습니다. 알겠습니까?" 추억은 사라지고 긴장감만 맴돌았다.

20년 만에 논산훈련소를 다시 찾아 각개종합훈련을 받고 있는 본지기자.


각개종합훈련장으로 가는 길은 첫 코스부터 험난했다. 적진으로 이동하는 과정인 1번 코스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공포탄이 폭발하고 매캐한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다른 훈련병들이 방독면을 꺼내 착용하는 동안 기자는 그야말로 허둥지둥이었다. 방독면을 쓰고 오르막길로 올라가자 숨이 턱턱 차오르기 시작했다. 방독면을 벗으려 하자 눈앞에 버티고 선 조교는 "잠시만 참으면 진지가 있는 곳이니 참아라"라는 말만 던지고 다시 진격을 지시했다.

각개종합훈련장 입구에 들어서자 '훈련은 전투다!'라는 큰 글씨가 눈에 들어왔고, 20m 전방에는 TNT가 터지며 폭염기둥이 치솟았다. 기관총탄을 연사하는 굉음이 사방에서 쏟아지고 연막수류탄도 연이어 터졌다.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분대장인 조교는 대기하고 있는 훈련병들에게 "전방 앞으로! 철조망 통과" 라고 소리치며 진격을 지시를 했다. 분대원들은 약진과 낮은 포복으로 철조망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무릎에 보호대를 착용했지만 그사이에 돌이 배기면서 무릎 부위가 쓰리기 시작했다. 아직 겨울인지라 땅에서 올라오는 찬 기운이 옷 사이를 뚫고 서늘하게 들어왔다. 하지만 추위를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

이어지는 분대장의 진격명령. 통나무 지형과 담벽을 넘자, 철조망이 나타났다. 철조망 아래는 밤새 내린 빗물 탓에 물웅덩이가 생겼지만 요령을 피울 수가 없었다. 결국 물웅덩이로 몸을 던져야 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어깨와 등, 다리를 이용해 빠져나가야 하지만 차가운 물에 흠뻑 젖은 몸은 이미 천근만근이었다.

다른 훈련병들이 모두 빠져나간 사이 조교는 다시 기자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철조망을 기다시피 빠져나왔지만 거친 숨소리만 뱉어낸 채 발걸음이 땅에서 안떨어졌다. 이윽고 훈련용 수류탄을 투척하고 고지에 도착했다. 2시간 30분가량의 훈련이었지만 체감으로 느낀 시간은 하루 같았다.

한 훈련병은 기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건네며 "힘든 훈련이었지만 전쟁을 겪은 선배 전우들에게 고마움을 느낀 순간이어서 퇴소 후에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각개종합훈련장 꼭대기에 도착하자 오전의 을씨년스러웠던 날씨가 어느 새 포근해졌다. 하늘은 논산훈련소에서 새로 태어난 믿음직스러운 장병들의 눈처럼 맑기만 했다.

20년 만에 논산훈련소를 다시 찾아 각개종합훈련을 받고 있는 본지기자.

20년 만에 논산훈련소를 다시 찾아 각개종합훈련을 받고 있는 본지기자.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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