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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김정남 암살로 본 스파이의 세계

최종수정 2017.02.21 17:18기사입력 2017.02.18 06:00

김정남 암살 혐의를 받고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들. (사진=더스타 온라인 캡처·AP연합)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첩보활동을 하는 스파이의 역할에 따라 전쟁승패는 물론 한 나라의 안보가 위태로워지는 것은 또 다른 역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암호해독은 미국의 참전과 연합국이 거둔 승리의 밑바탕이 되었고, 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에 들어온 첩보를 다른 나라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틈을 타서 히틀러는 대전초기부터 동부전선에서 전쟁을 유리하게 이끄는 전과를 올렸다.

20세기 초만 해도 유럽각국의 주요 첩보기관 역활은 초보단계에 불과했고 소수의 요원들이 주로 군사 및 외교관련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오늘날 각국의 주요첩보기관들은 자국 정부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첨단장비와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담당하는 영역이 넓어진 것 뿐만 아니라 세밀한 첩보활동이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발표한 김정남 암살 용의자들


우리나라 주변국들 또한 스파이를 이용한 첩보활동이 더욱 정밀해지고 치밀해졌다. 북한의 대남 공작부서들은 원래 옛 소련의 비밀정보기관(KGB)을 모방해 만들었지만 기능은 동독의 국가보안국 슈타지(MfS)를 벤치마킹했다. 같은 분단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족논리를 앞세워 남한 지식인사회에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운명체론으로 북한체제와 정권에 대한 이른바 내재적 인식론을 확산시켜왔다.

한국전쟁 당시부터 존재했던 대남공작원 남파가 주임무인 노동당 작전부의 경우 1998년 꽁치급 잠수함 침투사건을 수행 할 만큼 여러 간첩기구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임무를 맡고 있다. 북한 노동당의 간첩을 전투원과 공작원 두 가지로 분류할때 전투원은 노동당 작전부 요원을 의미한다.

작전부 요원의 경우 김정일 정치군사대학에서 육성하며 출신성분, 고등중학교성적을 고려해 180~200명을 선발,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쳐 실전에 배치된다. 전투조 훈련은 통상적으로 2~3명이 한 개 조를 구성해 중요시설폭파, 군사정찰, 수송수단, 항해전술 등을 교육받으며 김정일 정치군사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독으로 선박운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기존에는 육상이나 해상을 이용한 직접침투작전을 펼쳤지만 최근에는 탈북자를 가장하거나 여권을 위조해 제3국을 우회해 남한에 침투시키는 경우가 많다. 소지무기 또한 기존의 M61체코 기관단총, 벨기에제 브라우닝 권총에서 라이터형 위장권총 등으로 소형화됐다. 라이터형 위장권총은 길이 8cm, 폭 3.8cm, 두께 1.1cm로 2발의 총알이 동시장전 가능하다. 일반인들은 열쇠고리와 비슷하게 생겨 구별하기 쉽지않다.

또한 북에 보고를 하고 지령을 받는 방식 또한 기존의 단파라디오는 물론 최근에는 첨단기술을 이용, 인터넷망을 통해 무장투쟁을 주도할 지하당 구축, 국내외 반정부세력과 연합 통일전선공작을 펼치고 있다.

최근 주목해야 할 점이 난수방송이다. 북한은 지난해 6월 24일 이후부터 이번까지 총 25차례 난수방송을 내보냈다. 북한은 과거 평양방송을 통해 자정께 김일성, 김정일 찬양가를 내보낸 뒤 난수를 읽어 남파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곤 했다. 2000년 6ㆍ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난수방송을 중단했다가 16년 만인 지난해 이를 재개했다.

북한은 난수방송을 중단한 2000년 이후에는 '스테가노그래피 기법'(전달하려는 기밀 정보를 이미지 파일이나 MP3 파일 등에 암호화해 숨기는 심층암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2006년 일심회의 경우 호주, 미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둔 이메일을 이용해 각종 국가기밀을 북한에 대량 보고했으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지령을 받을 때 PC방을 이용,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정보당국의 해킹기술이 발달하면서 스테가노그래피 기법을 사용했던 왕재산 간첩단이 2011년 적발되기도 했다. 피살된 김정남이 2012년 4월 김 위원장에게 "죽이지 말라"고 보낸 이메일도 정보당국의 해킹으로 입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해킹기술이 발전되자 다시 아날로그식 난수방송을 활용한다는 해석이다. 예를 들어 난수방송은 459페이지 35번이라고 불러주면 45935란 숫자를 난수표에 대입하는 식이다. 스테가노그래피는 e메일이 감시당하거나 해킹되면 지령이 고스란히 노출되지만 난수방송은 누구에게 가는지, 난수표나 해독에 사용되는 책자가 뭔지를 모르니 알아내기 매우 힘들다.

정보당국은 노동당 통일전선부와 내각 산하 225국에서 난수방송을 내보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25국은 자체 교육을 통해 '지도핵심간첩'과 '새세대 혁명공작원'을 집중양성하고 있으며, 북한 내부의 활동이 주 임무이던 국가안전보위부ㆍ보위사령부도 정보원을 간첩으로 양성하는 곳이다. 현재 225국은 문화교류국으로도 불린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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