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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軍, K-9 자주포사고 또 원인미상 결론짓나

최종수정 2017.08.23 04:01기사입력 2017.08.22 07:48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중부전선 최전방 부대에서 18일 오후 사격 훈련을 하던 K-9 자주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장병 2명이 사망하지 군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육군에 따르면 육군은 이날 오후 3시 19분쯤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지포리의 육군 부대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10여 문이 사격 훈련을 하던 중 다섯 번째 포에서 갑자기 화재가 났다.

당시 K-9 자주포에는 총 7명이 탑승했다. 통상 K-9 자주포 사격에는 포 1문당 포반장, 사수, 부사수, 1번 포수, 조종수 등 5명이 탑승하지만 사망한 이모(26) 중사 등 안전 통제관 2명이 추가로 탑승했다. 군 당국이 부상자 진술을 종합한 데 따르면 2발을 쏘고 3발째 발사 대기 상태에서 자주포 내부 폐쇄기에서 갑자기 연기가 났다. 폐쇄기는 포 사격을 하기 전 포신을 밀폐하는 장치다.

▲K-9 자주포의 연이은 사고= 군 당국의 설명대로라면 K-9 자주포는 1997년 12월에 발생한 사고와 유사하다. 당시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는 ADD 관계자들과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관계자들이 모여 시제 1호기의 포사격을 시험하기로 했다. 시제 1호기는 오전에 32발 등 총 424발을 쏜 상태였기 때문에 사고가 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이날 연구원들은 오전 사격을 마치고 시험을 이어갔다. 오후 2시 30분. ADD연구원 2명과 삼성테크윈 연구원이 탑승하고 시제1호기에는 18발의 비활성포탄과 장약을 자주포에 탑재했다. 첫 탄이 발사되고 9초후 두번째 탄이 발사됐다. 하지만 세번째 탄은 시간이 지나도 탄이 발사되지 않았다. 탑승한 연구원들은 불길했다. 순간, 약실에 남아있던 추진제 찌거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더니 순식간에 불은 번졌다. 자주포 내부에 탑승한 인원은 모두 탈출했지만 삼성테크윈 정동수 대리는 심한 화상을 입었다. 정 대리는 결국 사고 한 달 뒤 세상을 떠났다. 34세의 나이. 부인과 어린 아들을 둔 가장이었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에는 해병부대에 배치된 K-9 자주포 6문 중 3문이 고장을 일으켜 최초 대응사격을 하지 못했다. 2013년에는 군수품 납품업체 34곳이 주요 국산 무기부품의 시험성적을 조작해 불량부품을 공급한 사실이 국방기술품질원에 적발됐는데 K-9 자주포 부품도 포함됐다. 2009년에는 K-9 자주포 부품을 납품하는 미국계 무기부품 제조업체가 납품 단가를 부풀려 59억 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국정감사 땐 최근 5년간 1708회의 고장났다고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대수를 밝히지 않아 ‘지적을 위한 지적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방산업계 "명품무기 위한 과정"= 방산업계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명품인 토마호크미사일을 예로들며 "명품무기의 탄생을 위해서는 여러 번의 성능개량을 거쳐야 한다"면서 "군내부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규명을 분명히 해야겠지만 무기생산때부터 무리한 성능요구(ROC), 짧은 연구개발기간, 턱없이 부족한 시제기 등 제도적인 문제를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전력화되기 이전부터 여러가지 상황을 가정한 시험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군의 무리한 성과내기식 정책에 전력화에만 몰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산 전문가들이 손꼽은 토마호크 미사일은 1700km 이상을 날아가 가치가 높은 표적을 정확히 파괴하는 미사일로 명성이 높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와 연계되도록 개량돼 1991년 걸프 전에 비해 정확도가 높아지면서 발사 준비 시간이 대폭 단축됐다. 해 상 발사후 목표물까지 비행할 지형을 입력하는데 수일이 소요됐으나 GPS의 도움으로 수 시간 내에 발사 준비를 완료할 수 있게 됐다.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 주도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공격에서 토마호크는 선봉에 서기도 했다. 이를 위해 미 해군은 500여회의 비행 시험을 통해 토마호크 미사일을 끊임없이 개량해왔다. 명품무기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능개량이 필요하다는게 업계설명이다.



▲아무도 잘못없는 군발표결과 우려= "군이 우리 아들을 두번 죽였습니다. 아들을 잃었는데 원인을 모르겠다는게 도대체 말이 됩니까? 왜 서로 책임만 떠넘기는 겁니까"

지난 2014년 9월 포항 해병대 수류탄 폭발사고로 숨진 박준형 훈련병의 아버지 박재한씨의 말이다. 군당국은 이 사고의 원인을 '원인미상'으로 결론지었다. 당시 국방부는 민간인 7명과 군 관계자 6명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해병대 사고 수류탄과 같은 연도(2005년), 같은 라인에서 생산된 수류탄 전량(5만5155발)을 조사했다.

국방부는 조사결과에 대해 "생산품에도 이상이 없고, 생산품을 군의 품질검사에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도 마찬가지다. 해병대 관계자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훈련병, 교관은 훈련의 절차를 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적 과실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군내부에서는 잘못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박씨는 "사고가 발생한지 1년만에 육군 50사단에서 아들이 사용한 수류탄과 같은 연도에, 같은 라인에서 생산된 수류탄이 다시 폭발했어요. 아들 사고 발생후 전량수거했다면 똑같은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토로했다. 의문도 제기했다.

박씨는 지난해 군 당국자로부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생각이냐"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당시, 아들의 신체조건을 이리저리 물어보더니 국방부가 조사결과에서 요즈음 장병들의 손사이즈가 커져 수류탄 크기도 크게 바꾸겠다며 대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업체나 군의 잘못이 아닌 장병의 신체가 커졌고, 결국 수류탄이 작아 장병의 실수로 놓친것 아니냐는 결론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당시 박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군의 책임떠넘기기에 한숨만 나온다"며 "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 대책만 세운다면 '제 2의 준형'이는 다시 나올 것"이라 답답해 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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